
[앵커]
십여년전 인기를 모았던 소설 '괭이부리말 아이들' 혹시 읽어보셨습니까? 인천에서 가장 오래된 빈민촌, 만석동을 배경으로 한 소설인데요. 이곳 주민들이 '마음만은 부자'라고 말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김경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괭이부리말은 인천에서도 가장 오래된 빈민 지역이다. 거미줄처럼 가늘게 엉킨 실골목. 4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무너지지 않고 남아 가난한 사람들의 보금자리가 되었다."
소설 '괭이부리말 아이들'의 배경으로도 유명한 이 곳은 인천 만석동 쪽방촌입니다.
어른 한 명이 지나가기에도 비좁은 이 골목 양쪽으로 400여가구가 옹기종기 모여있습니다.
김대순 할머니는 장애가 있는 딸을 돌보며 37년째 이 곳에 살고 있습니다.
동사무소의 보조금과 복지단체 작업장에서 버는 월급을 합한 24만원이 할머니의 한 달 생활비.
지난 여름 폭우에 집 천장이 내려 앉고 밀려드는 찬 바람에 방에서도 입김이 나올 정도지만 할머니는 '마음만은 부자'입니다.
올해도 더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작은 정성을 보탰기 때문입니다.
[김대순/인천 만석동 : 나 같은 사람도 모금할 수 있다는 거 얼마나 감사해. 고맙지.]
이곳 쪽방촌 사람들이 모금 활동에 참여한 것은 벌써 5년째.
복지단체에서 주는 음식을 받으러 모였다가 우리도 남을 도와보자며 한 푼 두 푼씩 모았습니다.
[박종숙/인천 '내일을 여는 집' 쪽방상담소 소장 : 너무 조금 기부해서 어떡하냐면서 5000원을 넣으시는거예요. 그게 너무 감동적이어서….]
살을 에는 한파 속에서도 쪽방촌 사람들은 따뜻한 겨울을 만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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