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쩌겠어요. 그냥 버티는 거죠"
연일 숨쉬기조차 힘든 한증막 폭염이 계속된 2일 인천 동구 화평동에는 아주 좁은 골목길이 있다. 이 골목길에는 여인숙 한곳이 있다. 이 여인숙에는 나무로 문짝을 만든 화장실 없는 2평짜리 방이 쭉 늘어서있다.
이곳에는 최명순(87·여)씨를 포함해 총 8세대의 쪽방 주민이 살고 있다. 최씨의 방안에 있는 살림살이는 침대 하나와 TV, 냉장고가 전부다. 이 방은 최씨 외에 다른 사람이 앉거나 누울 공간 조차 없다. 취재진이 들어간 최씨의 방에는 창문으로 들어 온 열기가 가득 메운 듯 했다. 회전으로 돌아가는 미니선풍기는 열기를 다른 곳으로 보낼 뿐 제 기능을 잃은 지 오래돼 보였다.
최씨는 "(폭염에) 참고 사는수 밖에 없죠"라며 "공동 화장실에서 세수를 하거나 얼음물을 먹는 것이 전부"라고 말했다. 이어 "상담소나 구에서 도움을 많이 줘서 그나마 견딜 수 있다. 특히 물이 너무 고맙다"고 덧붙였다.
동구 만석동에 사는 황모(73)씨 집에는 에어컨이 설치돼 있다. 하지만 장식용으로 전락한 지 오래다. 황씨는 "전기세가 무서워서" 라며 "그냥 선풍기를 켠다"고 말했다. 황씨는 그나마 최씨와 달리 문을 열어 놓고 지내 열기가 덜 하지만 좁은 방에서 그가 할 수 있는 건 음악 듣기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연일 30℃가 넘는 폭염에 쪽방촌 주민들이 노출돼 건강이 우려되고 있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올해 폭염 대책 기간인 5월 20일부터 지난달 말까지 폭염에 따른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는 전국 21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7명에 비해 3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폭염은 특히 고령자나 어린이에게 위험한데 쪽방의 경우 대부분 고령자들이 살고 있는 실정이다.
지자체와 쪽방 주민들을 돕는 (사)인천내일을여는집 산하 인천쪽방상담소(상담소)는 이들에게 필요한 용품을 지원하고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들어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후원의 손길이 줄어들고 있다.
상담소가 올해 후원받은 생수는 200묶음(1묶음당 500ml×20개)이다. 코로나19 이전에는 매년 평균 5천 묶음을 지원 받은 것에 비교 25배 이상 줄어들었다.
상담소 관계자는 "코로나19 이전에는 매일 생수를 지원했는데 올해는 평균 1주에 2번 정도 지원한다"고 말했다.
쪽방이 모여 있는 인천 중구, 동구, 계양구와 인천시가 쪽방상담소를 통해 물품 등을 지원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혹서기를 지내는 어려운 분들이 쪽방에만 있는 것은 아니고 다양하게 지원해야 하기 때문에 한정된 예산으로 다 만족시키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상담소는 현재 인천 지역에 쪽방 326세대가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대부분 혼자 지내고 있지만 가족이 살고있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상담소 관계자는 "후원이 크게 줄어 많이 어려워 현재 여기저기 지원을 알아보고 있다"며 "취약 계층에 대한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김상윤기자
출처- 중부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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