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살던 집에 갑자기 불이 나면서
행복했던 가족의 삶이
송두리째 날아갔습니다.
우리 지역에 살고 있는
다문화 가정의 이야기인데요.
삶의 터전인 보금자리를 잃고
힘들게 하루 하루를 버티고 있는
안타까운 사연을
이정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지난 8일, 계양구 임학동의
한 건물 셋방에서 불이났습니다.
이 화재로
결혼 이주여성 몽골인
64살 멍흐다르 씨와 그의 딸,
어린 손주들까지
하루 아침에 거리로
나앉게 됐습니다.
아직도 눈에 닥친 현실이
도무지 믿기지 않습니다.
[인터뷰: 멍흐다르/결혼 이주여성]
(큰) 소리가 났어요. "펑" 소리가 났거든요. 연기도 났어요.
"불났다, 불났어"라고 외쳤고요. 너무 힘들어요. 몸도 떨리고, 말도 안 나왔고요.
지난 2001년 한국에 온
멍흐다르 씨는
한국인 남성과 결혼했지만
남편은 2년 전 먼저
세상을 떠났습니다.
15년 전 결혼해
한국 사회에 정착했지만,
어려운 형편에 내국인 국적을
취득하지 못했습니다.
정부의 생계비 지원 조차
받을 수 없는 이유입니다.
그나마 신분을 증명할 비자와 여권 등
관련 서류도 화마에
모두 잿더미로 변했습니다.
[인터뷰: 멍흐다르/결혼 이주여성]
아이들이 있으니까 살아야 해요. 죽지 말아야 해요. 내가 만약 혼자 있었으면 죽고 싶었을 거예요. 딸도 있고, 손자들도 있는데
내가 어떻게 죽어요.
이들의 딱한 사정을 접한
지역의 한 단체에서
급한대로 도움을 주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인터뷰: 이준모/'내일을 여는 집' 이사장]
안정을 찾을 때까지는 저희가 좀 당분간 도움을 드려야 하는 게 아닌가. 정말 안타까운 것은 한국에 시집와서 열심히 봉양했는데,
지역 주민들이라도 안타까운 사연을 해결하는 데 우리가 힘을 모았으면 좋겠어요.
넉넉지는 않았지만 단란했던 일상.
하지만 갑자기 닥친 재난에
외딴 이민자 가정은
어느 때보다 혹독한 겨울을
보내고 있습니다.
헬로티비 뉴스 이정하입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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