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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쪽방상담소] 쪽방촌 노인들 천금같은 기부

2,158 2016.03.08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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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인천 만석동 주민들 112만여원 성금

인천시 동구 만석동의 쪽방촌. 어른 한 명이 겨우 지나갈 만한 좁은 골목길을 사이에 두고 작은 방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연일 한파가 계속되는 요즘, 이곳 주민들은 연탄 한 장도 마음껏 때지 못하며 겨울을 나고 있다. 주민 60~70%가 노인이고, 기초생활수급자도 30%나 된다. 이들이 주머니에 꼬깃꼬깃 간직해온 쌈짓돈을 ‘한 푼 두 푼’씩 모아 112만3560원의 성금을 마련, 4일 사랑복지공동모금회에 내놨다.


이들의 기부는 올해로 5년째. 2008년 공동모금회에서 쌀과 라면 등의 지원을 받던 쪽방촌의 한 주민이 “우리는 매번 받기만 해서 어쩌냐”고 말한 것이 계기가 됐다. 성금모금 소식은 동네에 있는 무료급식소에도 알려졌고 “우리도 참여하겠다”며 노인들이 나섰다. 근처 노숙인 쉼터에도 입소문이 퍼졌다. 노숙인들은 “여기서 먹고 자고 자활하며 돈까지 버는데 우리도 가만히 있을 수 없다”며 모금활동을 벌였다. 그러면서 인근 교회 교인들도 참여했다. 그렇게 첫해 모인 성금이 87만1610원이었다. 이후 성금액은 매년 100만원을 넘었다. 이곳 쪽방촌에서 10년 넘게 살고 있는 김명광 할아버지(73)는 “액수는 많지 않지만 우리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을 생각해 십시일반으로 모았다”고 말했다. 김 할아버지는 기초생활수급비와 노령 연금으로 30여만원의 정부 지원을 받는다. 여기에 저소득층 노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일터에서 볼펜조립이나 풍선 제작 등을 하고 폐지나 고철 등을 수집해 팔아 10만원 정도를 더 번다. 한 달에 50만원이 채 안되는 돈으로 근근이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김 할아버지는 “누군가를 돕는다는 게 이렇게 행복한 것인 줄 몰랐다”며 “우리만 도움을 받는 것 같아 내내 미안했는데 빚진 마음을 조금은 덜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을 돕는 인천내일을여는집 쪽방상담소 박종숙 소장은 “쪽방촌 주민들에게 500원, 5000원은 하루를, 한 달을 살 수도 있는 큰돈”이라며 “도움을 받는 데 익숙했던 이들이 누군가를 돕는다는 데 뿌듯함과 자신감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공동모금회는 “쪽방촌 어르신들의 정성은 나눔에 게으른 이들을 부끄럽게 한다”며 “땀과 노력이 담긴 동전 한 개, 지폐 한 장을 소중한 곳에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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