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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일 오후 대낮의 인천 동구 송림동 쪽방촌 복도 모습. 2017.5.21 © News1 문한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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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일 오후 인천 동구 송림동 쪽방촌에 사는 이선희씨(71·여·가명)가 쪽방상담소 직원과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2017.5.21 © News1 문한기 기자 |
최씨의
방 옆 쪽방에는 이선희씨(71·여·가명)가 살고 있다. 이씨의 방에는 밥통이 2개다. 하나는 밥을 짓기 위한 밥통이지만, 또 다른 밥통은
요강밥통이다. 화장실과 불과 5m 거리 쪽방에 살지만 지난해 폐암 수술로 움직이기 불편해지면서 요강밥통을 마련했다. 요강은 매일 이씨를 찾아오는
노인 요양보호사가 치워준다. 방에 들어서자 지린내가 진동한다. 움직이기 어려운 이씨에게 1평 남짓한 쪽방도 ‘넓은 운동장’이다. 마지막 외출도
기억나지 않는다.
이씨가
즐겨보는 TV프로그램은 ‘동물의 왕국’이다. 이씨에게 사람 사는 이야기는 관심 밖이다. 사람들은 어차피 모두 자기를 보러 잠시 들렸다 사라지기
때문이다. 그는 사람들을 ‘나그네’라고 부른다.
모두
그를 할머니라고 부르지만 20년 전까지만 해도 경기 시흥에서 잘 나가는 부동산 사장님이었다. “아니, 그랬던 분이 어쩌다 이런 곳에
사세요?”라는 질문에 돌아온 답은 “빌려 준 돈 15억원을 못 받아서”다.
미혼이었던
이씨는 돈을 잃고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10여년전 인천으로 이사왔다. 하지만 60대 노인에게 일자리는 없었다. 그나마 있던 월셋방은 6년 전
쪽방으로 바뀌었다. 그의 수입은 정부에서 나오는 노인기초연금 등 총 40만원 남짓이다. 이중 20만원은 쪽방 월세로 나가고 나머지 돈으로
생활한다.
이씨는
오는 24일 상담소가 여는 무료 칠순잔치에 나갈 생각으로 설렌다고 했다. 그의 달력에는 삐뚤삐뚤한 글씨로 5월24일에 “생일”이라고 써있다.
남이 챙겨주는 첫 생일상이란다.
생일
선물로 뭘 받고 싶냐고 물으니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갈비”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다이아몬드는 예전에는 가질 수 있다고 생각했던 물건이었기
때문에, 갈비는 지금 당장 먹고 싶은 음식이라고 했다. 하지만 소원을 묻자 “이렇게 살면서 뭘 바라. 차라리 빨리 죽고 싶어”라고
말했다.
인천
내일을여는집 쪽방 상담소에 따르면 인천에는 인천 동구 송림동과 만석동 등 500여개의 쪽방이 있다. 이들 쪽방은 모두 개인 소유의 건물로 1달
평균 15만∼20만원의 월세를 낸다. 쪽방 생활자 대부분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혜택을 받지 못하는 노인들이다.
이들이
수급 혜택을 받지 못하는 이유는 부양가족이 있는 경우가 가장 많다. 연락이 끊겨 생사조차 모르는 가족이 서류상 있다면 받을 수 없는 것이다.
혜택을 받는다해도 월 40만∼50만원 수준으로 생계에 턱없이 부족하다.
박종숙
쪽방 상담소장은 “쪽방 입주민 대부분은 늙고 힘이 없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60대 이상의 노인들로 열심히 일해 쪽방을 벗어나려 안간힘을 써도
벗어나기 어려운 처지의 사람들”이라며 "가난한 노인이 사람답게 살게 하는 지원 제도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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